사우디·러 "감산 연장"…국제유가 다시 상승세
WTI, 배럴당 50弗선 바짝…美 셰일오일 증산이 변수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올해 초부터 시행되고 있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조치를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15일 합의하면
서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을, 러시아는 OPEC 비(非)회원국을 대표하는 나라인 만큼 오는 24일 개막하는 두 진영의 장관
급 회의에서 이번 합의가 공식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두 나라를 합칠 경우 세계 원유 소비량의 5분의 1가량을 생산하
는 거대 산유국으로, 두 나라의 하루 원유 생산량만 2000만배럴에 달한다.
두 나라는 오는 6월로 끝나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를 내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하고, 감산량은 지난해 말 감산 합의 때와 같은 하루
180만배럴로 합의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한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과 칼리
드 팔리흐 사우디 석유장관이 별도 회담을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두 장관은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주요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을 9개월 더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석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글로벌 석유 재고를 최근 5년간 평균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오는
24~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장관급 회의에서 다른 산유국들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9개월 연장할지는 이때 최종 결정된다. 두 장관은 OPEC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하루 120만배럴
줄이고 러시아를 포함한 11개 OPEC 비회원국들은 하루 생산량을 60만배럴 줄이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일대
일로 포럼 참석 일정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감산 합의 연장은 시의적절한 조치"라며 환영했다.
감산 합의에 국제 유가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5일 전 거래일 대비
2.11% 오른 배럴당 48.8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은 이날 개장에 앞선 장외거래에서 한때 3.5% 오른 배럴당 49.50달러까지
치솟으며 배럴당 '50달러' 선에 다가섰다. 전문가들은 감산 합의가 준수될 경우 배럴당 50달러가 국제 유가의 지지선이 될 것으로 전망
하고 있다. 숀 레이놀즈 반에크 글로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하면서 "러시아와 사우디 간 협력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두 나라는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로 하락할 경우 유가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
기 요인에 대한 지적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셰일석유다. 미국은 올해 들어 사우디 등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줄일 때도
셰일석유 생산량을 10% 늘리며 감산 효과를 반감시켰다. BBC는 "원하는 대로 시장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감산 연장 합의 수준을 넘어
선 충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OPEC와 러시아 모두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현 기자]
출처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327355